2010년 3월 10일 수요일

무지

무지

캔버스
눈에 보이는 세상을 아주 한 장으로 몰아넣고 배후의 두께를 제로에 가깝게
만들어야 한다, 는 화가가 있었습니다.

텍스트
화가는 책을 읽지 않았는데, 유일하게 읽는 글은 각종 상품의 설명서나 성분
표시였습니다.

알러지
그는 양파를 좋아하지만, 양파는 그를 싫어합니다.

과일과 채소
감자와 토마토가 어떻게 분류되는지 아직도 헷갈린다, 고 고백하는 화가.

불쾌
기름을 먹인 양파와 설탕에 절인 과일을 먹으면 토하고 싶다.

산책
집 근처를 배회하면서 만나는 모든 사람을 도둑이나 시체를 보듯…

기술
마지막 작품을 마쳤을 때 화가는 자신이 무엇을 그리고 있었는지 알아보지 못
했습니다.

여행
마음 속에 있는 물감을 한 겹씩 벗겨내기 위해 자기 각막을 뜨는 일.

안경
거추장스럽다, 고 마치 손끝의 손톱이나 지문을 없애버리고 싶은 것처럼 앙상
해진 화가.

11 Mar 2010 소설 메모 14: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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