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20일 토요일



그가 내놓은 변기는 누군가에겐 마음의 샘
어떤 수채에 고인 마음보다 아름답네

바람이 없는 곳에서 연을 날렸지
너에게 작용하는 힘은 오로지 중력 뿐이지

끊어진 실 끄트머리 너의 목소리
두 귀 사이를 관통하는 너의 목소리

두뇌가 실패처럼 감겨들때 나는 비상을 느끼고 싶었어
너무나 포근하게 직조된 이미지 너머가 아무것도 없더라도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들리는 걸
가만히 눈을 바라보면 보이는 걸

바늘에 꽃힌 너의 말이 가까워진다
20 Mar 2010 시작 메모 08:57:20

바늘에 꽃힌 너의 말이 가까워진다
길게 드리운 그림자처럼 누군가 빠져나간다
20 Mar 2010 19: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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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19일 금요일



그가 내놓은 변기는 누군가에겐 마음의 샘
어떤 수채에 고인 마음보다 아름답네

바람이 없는 곳에서 연을 날렸지
너에게 작용하는 힘은 오로지 중력 뿐이지

끊어진 실 끄트머리 너의 목소리
두 귀 사이를 관통하는 너의 목소리

두뇌가 실패처럼 감겨들때 나는 비상을 느끼고 싶었어
너무나 포근하게 직조된 이미지 너머가 아무것도 없더라도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들리는 걸
가만히 눈을 바라보면 보이는 걸

바늘에 꽃힌 너의 말이 가까워진다
20 Mar 2010 시작 메모 08:5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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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16일 화요일

오독

오독

글자들은 현실에 찍힌 낙인, 텍스트는 현실을 긁는다. 발음으로 공기를 파열
시키고, 비연속적인 기의로 생체적인 감수성을 파편으로 만든다. 현실과의 연
관성보다 내재 논리가 강한 표음문자는 나를 지치게 한다. 너희는 이해하면
할수록 수렁으로 빠지게 만들 뿐, 한정된 생물만을 위한 늪과 같은 식이지…

익숙하다. 스스로의 신체를 누더기와 범벅으로 구성할 수 있을 정도로 익숙
한 방식이다. 그런 내가 애초에 현실에서 상징을 뽑아내 만들어진 표의문자에
서 오히려 더 자유로움을 느끼는 것은 그 낯섦 때문이다. 가장 믿지 않았던
적에게서 이제는 위안 받게 되었다.

17 Mar 2010 단상 07:5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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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15일 월요일

미완성

미완성

같은 곳에 두 번 떨어지지 않는 빗방울
너에겐 성공도 실패도 없이 절망도 희망도 없이
나에게는 그저 죽는 걸로만 보여

그저 똑같아 보여
뺨에 흐르는 눈물 입가에 떠내려온 마스카라
유리 너머의 네 자국을 가까이 보려고 다가가면
우리 사이를 가리는 뿌연 입김

안개를 뚫고 비가 쏟아진다
온도 풍속 풍향 구름의 면적 지축의 기울기를 모른 채
다시는 재생되지 않을 빗줄기에 손을 내민다
어깨보다 넓게 펼쳐진 우산 속에서

15 Mar 2010 시작 메모 07:47:56

나는 지하를 향해 핀 꽃처럼 기다리네
늘어트린 손가락에 낀 네 송이 봉오리
활짝 터지기를 붉은 색

16 Mar 2010 시작 메모 13:3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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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

미완성

같은 곳에 두 번 떨어지지 않는 빗방울
너에겐 성공도 실패도 없이 절망도 희망도 없이
나에게는 그저 죽는 걸로만 보여

그저 똑같아 보여
뺨에 흐르는 눈물 입가에 떠내려온 마스카라
유리 너머의 네 자국을 가까이 보려고 다가가면
우리 사이를 가리는 뿌연 입김

안개를 뚫고 비가 쏟아진다
온도 풍속 풍향 구름의 면적 지축의 기울기를 모른 채
다시는 재생되지 않을 빗줄기에 손을 내민다
어깨보다 넓게 펼쳐진 우산 속에서

15 Mar 2010 시작 메모 07:4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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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

습작

사뿐한 너의 걸음걸이 횡단하는 도로 건너로 나는 것처럼 시원하게 빗금을 긋
고 움푹 패인 보조개를 드러내며 웃네 소리없는 깜빡임 나는 달렸어 저 너머
에 있는 너에게 매달리고 싶었어 나이든 이의
치아처럼 듬성하고 불안한 이 세계에서

경고한다 모든 차들이 몰려든다

3 Mar 2010 시작 메모 20:04:14

경고한다
자동차들이 몰려든다
포르노처럼 지루한 거리
뜨겁지 않은 불꽃은 눈앞에서 구겨지는 셀로판지 같았어
사고현장에 분필로 그린 그림처럼 남은 십자가
비닐 타는 냄새를 내고 있었지

밤이 찾아온다
분해되지 않는 매연으로 뒤덮인 하늘 아래
살아남은 색깔들은 악취로 돋보인다

3 Mar 2010 시작 메모 23:17:16

경고한다 자동차들이 몰려든다 속도방지턱 숨막혀 포르노처럼 지루한 거리
뜨겁지 않은 불꽃은 눈앞에서 구겨지는 셀로판지 같았어
사고현장에 분필로 그린 그림처럼 남은 십자가
비닐 타는 냄새를 내고 있었지

밤이 찾아온다
분해되지 않는 매연으로 뒤덮인 하늘 아래
살아남은 색깔들은 악취로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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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Make Say Think

Do Make Say Think

깜빡 잠이 든 사이 띄어 쓴 글자들 어떠한 뜻도 없이 흩어져
어째서 슬픔처럼 웃음은 남아있지 못하는 걸까

16 Mar 2010 시작 메모 08:2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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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10일 수요일

무지

무지

캔버스
눈에 보이는 세상을 아주 한 장으로 몰아넣고 배후의 두께를 제로에 가깝게
만들어야 한다, 는 화가가 있었습니다.

텍스트
화가는 책을 읽지 않았는데, 유일하게 읽는 글은 각종 상품의 설명서나 성분
표시였습니다.

알러지
그는 양파를 좋아하지만, 양파는 그를 싫어합니다.

과일과 채소
감자와 토마토가 어떻게 분류되는지 아직도 헷갈린다, 고 고백하는 화가.

불쾌
기름을 먹인 양파와 설탕에 절인 과일을 먹으면 토하고 싶다.

산책
집 근처를 배회하면서 만나는 모든 사람을 도둑이나 시체를 보듯…

기술
마지막 작품을 마쳤을 때 화가는 자신이 무엇을 그리고 있었는지 알아보지 못
했습니다.

여행
마음 속에 있는 물감을 한 겹씩 벗겨내기 위해 자기 각막을 뜨는 일.

안경
거추장스럽다, 고 마치 손끝의 손톱이나 지문을 없애버리고 싶은 것처럼 앙상
해진 화가.

11 Mar 2010 소설 메모 14: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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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8일 월요일

되새김

되새김

애초에 거칠었던 것이 치아와 혀의 운동으로 부드러워지는 일
겹겹이 쾌락과 두려움이 쌓인 기와를 내려치는 일
내 이름이 부서진 잔해 아래 남은 어떤 것

지워라
홀로 고집한 여백이 한낱 허무라면
먹어라
빈 공간에 돋은 핏줄을 끊으려면

하늘에서 뻗은 뿌리에 갈라지는 땅
억지로 삼킨 싹은 이제 숲이 되어
너의 얼굴에 드리운 그늘을 빨아
딱딱해지는 그 얼굴주름

8 Mar 2010 메모 21:5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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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4일 목요일

おたんじょうび

おたんじょうび

お誕生日おめでとう! オジョサ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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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100

자연스럽게 웃을 수 있는 상태
환상에 빠질 수 있는 상태

그 배후를 지탱하는 것은…

5 Mar 2010 사랑을 말하기 08: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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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2일 화요일

-96

-96

내 뺨을 스친 돌맹이는 이제 가루가 되었지
내 이마에 박힌 화살촉은 내 새로운 눈이 되었지
그리고 한 쪽 귀로 흘린 총알은 내 귀를 트이게 하고

사라진 표정 상실된 전의
피만 가득한 탄창을 교체할 틈에서
그들이 남긴 탄환은 모두 공포탄

나에게만 들리는 소리
나에게만 보이는 궤적
사이로 넣은 손가락은 날카로워진다

그래도 내가 피로 말하고 싶을 때
처음 내 입술에 닿은 손가락에 침묵당할 때
너는 조금씩 야위고 거칠어졌고

점점 사라지는 손가락과 마디마디 끊긴 말들은
우리가 처음 손을 잡을 때 일어난 정전기처럼 곤두선

배고픔
그 상처에 자기 몸을 우겨넣는
아직 혀가 있었지

2 Mar 2010 시작 메모 23:3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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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1일 월요일

시간

시간

시간이 없다고 내가 말할 때
진정 없는 건 나 자신인가
혹은 내가 만들 수 있었던 무엇인가

그것들을 위해 필요한 시간
그런 시간은 생각해 본 적이 없었지
ㅇㅇ
그렇지
네 이름은 잉여가 좋겠다

ㅇㅇ
넌 시스템에 의해 걸러지고 남은 어떤 것
커피로 치자면 방향제나 재떨이로 쓸 수 있는
마실 수 없는 어떤 것

네가 모든 걸 받아들이고 운명을 긍정할 때
난 너의 주변에서 낯선 이름처럼 타는 불꽃을 본다

ㅇㅇ를 위한 시간이야

2 Mar 2010 메모 13:4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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