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12일 월요일

Jónsi - Do go

Jónsi - Do go

내가 좋아하던 시겨로스는 딱 3집 '( )'까지였지만, 욘
시 솔로앨범은 꽤 마음에 든다. 초콜릿보다 달고 오미
자보다 시큼하다. 질량은 있지만 무겁지 않은 물질, 마
치 금속을 잘 그려낸 그림을 보는 것 같아. 난 여기서
인간 감수성과 기계적 구성이 잘 혼합된 모습을 보는
걸까… 정확히 말하자면, 감상자도 그렇고 창작자도
그렇고 모두가 코드로 해체시킬 수 있는 사고방식 혹
은 기술에는 익숙하다. 그럼에도 아직 감수성이 남아
있다. 단순히 통계나 데이터로 설명될 수 없는 형태가
자리잡고 있다고 느꼈기에, 나는 좋아한다.

그러나 복제 이상은 다시 나만의 문제로 돌아오게 된
다.

13 Apr 2010 단상 12:5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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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10일 토요일

채집 & 수렵

채집 & 수렵

기본적인 인간활동, 아마도 선사시대로부터 똑같이 이루어졌을 패턴, 거기에
서 벗어난 삶이 가능할까? 단편이나 잉여가 아닌, 정말 그렇게 존재해도 좋
을 자리가 있을까.

난 무엇이든 예술로 마무리되지 않으면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건 내가 예술이
라는 자리 외에는 존재할 수 없다고, 스스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난 그저 개별 작품 사이를 오가고 있었지, 그 기반이 되는 공간에는 무지했
다. 점점 나에게 시스템 자체가 강력한 것으로 보여.

내가 만드려고 했던 것들은 파란 경고화면이나 에러메시지 팝업창에 불과했
다. 그게 나의 얼굴이고 우산이고 바닥이었다. 시스템은 나를 클릭한다 ; 교
정하고 닫고 흔든다. 넌 그대로 있기를 바라지… 그건 내가 세운 방어막이지
만, 동시에 너도 원하는 거리다. 그만큼 떨어져 있어야 안전하니까. 내가 스
스로를 안전하다고 믿을 수 있어야만, 네가 매트릭스라는 걸 실감하지 않지.

과거의 나는 떨어지는 별빛과 비를 기다리며 그 궤적을 한 장의 사진에 담으
려 했다. 실수였어. 그 거리는 긴 칼이 알맞지만, 난 너무 적에게 가까이 붙
어 있었지. 적에게도 사랑받기를 바란 건지도 몰라. 이제 나에게는 가벼운 단
검만으로 충분해. 그런 식으로 스캔할 시간이야. 시스템의 냄새를 번역할 때
까지 말야.

너의 정보를 담아두기로 했어. 로또당첨확률만큼이나 넌 알아차릴 수 있겠
지. 사실 그건 투자한만큼 받는 것 뿐인데…

10 Apr 2010 단상 16: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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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1일 목요일

n

n

어느 석양 아무도 없는 운동장
철봉에 진 그늘은 어긋난 삼각함수
긴 머리의 남자를 난 좋아하고 있었지

난 머리를 짧게 자르고 모든 욕망을 자르고
너에게 매달리고 싶었어
굳은살 박힌 손바닥에서 나는 쇳내
손끝부터 발끝까지 갈아버리고 싶지만

턱받침 아래의 그늘이 길어지기를
창 밖을 보는 척 곁눈질로 참아내지만
정면에 보이는 얼굴에 깜박 잠이 깨기도 했어

유리 너머의 너에게는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아
날카로운 비명 조각아 내 손목을 그어줘
그 턱을 움켜쥐고 말하겠어
이제 그만 입을 닥치라고

2010/04/02 시작 메모 0: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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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en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