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석양 아무도 없는 운동장
철봉에 진 그늘은 어긋난 삼각함수
긴 머리의 남자를 난 좋아하고 있었지
난 머리를 짧게 자르고 모든 욕망을 자르고
너에게 매달리고 싶었어
굳은살 박힌 손바닥에서 나는 쇳내
손끝부터 발끝까지 갈아버리고 싶지만
턱받침 아래의 그늘이 길어지기를
창 밖을 보는 척 곁눈질로 참아내지만
정면에 보이는 얼굴에 깜박 잠이 깨기도 했어
유리 너머의 너에게는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아
날카로운 비명 조각아 내 손목을 그어줘
그 턱을 움켜쥐고 말하겠어
이제 그만 입을 닥치라고
2010/04/02 시작 메모 0: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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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en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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